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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거북이걷기대회 '코로나19와 나의 일상이야기 수필공모전' 최우수상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사랑스런 아이들"
직장맘고충상담소 조회수:88 61.81.128.10
2021-01-04 10:28:08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사랑스런 아이들

박인선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응~~잘 다녀와~마스크 잘 쓰고 가. 학교에서도 벗지 말고 잘 쓰고 다니고~~”

“마스크 언제까지 써야 하는 거야? 숨 막히고 힘들어~~”

“그러니까 언제가 그날이 오겠지~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사랑해!”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나서면서 “집에 있고 싶다. 벌써 가기 싫다.”며 투덜거린다. ‘문 앞에서 1미터도 가지 않아 학교에 가기 싫단 너를 어쩌면 좋니~~ㅠ’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의 짜증이 몰려오는 나 자신을 깊은 심호흡으로 진정시키고, 투덜거리는 아이를 다독이고 달래서 마스크를 씌워 학교에 보낸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등굣길 전쟁에서 이기는 어려운 일을 오늘도 해낸 난 워킹맘이다.~~ㅋㅋ

아이들을 보내고 시계를 보니 시내버스가 도착할 시간까지 10분이 남았다. 대기전력을 아끼기 위해 전기콘센트 단속하고, 베란다 창문단속하고, 아이들이 널어놓은 빨래들을 세탁기에 던져 넣고 문단속을 하고 눈썹이 휘날리게 부랴부랴 버스정류장을 향해 달려간다. 다행이 오늘은 버스 도착시간이 조금은 여유가 있다. 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출근길에 오르며 버스 안 풍경을 바라본다. 버스 안 모든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저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창밖을 보며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로 대화하는 모습도, 통화를 하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사래가 들려서 참으려고 해도 불쑥 뛰어나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 기침이 나오기라도 하면 승객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기침이 잦아들지 않아 결국 목적지가 아닌데도 내렸던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기침도 재채기도 나지 않았다.

출근하여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정리하기도 전에 ○○이 어머님과 ○○이가 현관에 들어선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머님! ○○아 안녕? 우리 ○○이 열 한번 재 보자! 우와 잘 하네~” 인사와 동시에 열 체크를 하고 아이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부모님과 안부를 나눈 후 교실로 들어가 아이가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한다.

나의 직업은 보육교사이다. 아이들이 예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 보육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아이들과 웃으며 활동하며 지내는 시간이 행복했기에 어린이집 교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일을 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1년 동안 장애아보육교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공부를 해서 장애아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했고, 지금까지 장애아보육교사로 4년째 근무 중이다.

장애아동의 특성상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며, 신체적으로 또는 마음으로 아픔을 겪는 친구들이기에 비장애 아동이 다니는 일반 어린이집에서보다 더욱 더 세심한 교사의 관찰과 배려가 요구되는 장애아어린이집의 코로나19 시대의 생활은 조금은 다른 어려움이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어린이집 생활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마스크 착용을 지도하는 일이다. 촉각, 청각, 시각 등 감각이 예민한 장애아동의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손 씻기를 지도하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교사의 반복적인 언어적 신체적 지원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야, 마스크 바로 써보자.”

“(소리치며)마스크 싫어~~ 마스크 아냐!(마스크를 던진다)”

“(마스크를 주워주며)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와요. 마스크 써보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며)싫어~~으~”

마스크가 쓰기 싫다고 자해를 하는 아이를 달래서 마스크를 쓰도록 해보지만 쉽지가 않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대체물로 준다고 약속하고 마스크를 쓰게 하지만 답답해하는 아이는 결국 얼마 못가 마스크를 벗고 만다. 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의 가장 좋은 백신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이 아닌 귀찮고 답답하게 만드는 벗어버리고 싶은 방해물에 불과하다. 마스크의 역할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일이다.

9개월의 시간동안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마스크 착용 비율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자해를 하거나 소리를 치며 강하게 마스크 거부하는 아동은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를 위해 마스크 쓰기를 지도하지만 아이가 싫어하는 일을 시켜야하는 아이러니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마스크 쓰기가 어려운 아동이 많은 관계로 더욱 중요하게 실천하는 것이 바로 손 씻기이다. 손 씻기의 경우에도 등원할 때, 활동을 시작할 때, 활동을 마무리할 때, 간식을 먹을 때, 점심을 먹을 때, 놀이를 한 후, 실외활동을 한 후, 화장실을 다녀 온 후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손 씻기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손을 씻을 때 마다 교사인 나도 아이들의 손 씻기를 도와주다보니 몇 배의 횟수(아이들 수*활동 수)로 손을 씻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손이 마르고 뻣뻣하여 핸드크림을 달고 살게 되었고, 습진이 생겨 간지러운 손 때문에 고생하는 동료 교사도 생겼다. 핸드크림을 바르고 몇 분 뒤면 또 씻을 거지만 손 씻기와 핸드크림 바르기를 무한 반복한다. 선생님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러다 지문이 다 닳아 없어지겠다.”고 말할 정도로 손 씻기는 어린이집 일상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손 씻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는 아동에게는 손 씻기 방법을, 손 씻기에 집착해서 5분이고 10분이고 계속해서 세면대 앞에서 손을 씻는 아동에게는 손 씻기 단계에 맞게 적절한 시간 안에 깨끗하게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으로 하루가 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열 체크 또한 어려움을 주는 한 부분이다. 청각에 민감한 아동들은 귀 체온계로 체온을 재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비접촉 체온계를 이용해서 짧은 순간에 재야한다. 정상체온인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조금이라도 미열이 있게 되면 그때는 일이 복잡해진다. 오늘도 등원 시 열 체크 결과 ○○가 37.8도였다. 미열이 있는 아동이 교실에 같이 있을 수 없기에 친구들과 따로 분리하여서 보육한 후 2차 발열 체크하는 원칙을 정해 발열체크를 해오고 있었기에, 즉각 ○○이를 분리하여 보육하고 2차 발열 체크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30분의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기다리는 시간 속에 ‘○○이 엄마한테 연락해도 오시기 어려우실 텐데... 어떻게 할까? ○○이는 할머니도 없고, 활동지원사 선생님도 없는데 엄마가 못 오시면 누가 ○○를 보게 될까? 원장님께 여쭤보고 따로 보육한다고 해야 할까?’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진다. 30분 후 2차 열 체크를 하니 다행히 37.1도이다. “휴~~다행이다!”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로나19 유행 전이라면 37.8도의 미열 정도는 부모님께 미열이 있다고 연락하고 아동의 상태를 지켜보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된 후에는 감염병 예방 지침에 따라 37.5도 이상의 열이 있을 경우 부모님들께 연락을 해서 귀가조치를 해야만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지침에 일하는 부모님의 상황에 대한 고려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열로 하원한 아이를 맡아서 봐줄 사람이 없는 부모님은 당장에 데리러 올 수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선생님께 사정하고, 직장에 긴급하게 연락을 취해서 조퇴를 하고 아이를 데리고 가시게 된다. 그것도 물론 직장에서 조퇴를 하거나 휴가를 낼 수 있는 일부 부모님의 경우이고, 조퇴도 연차도 마음대로 낼 수 없는 대부분 부모님의 아이들은 결국 다른 아동과 분리해서 따로 보육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

2월 전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9개월여 시간동안 우리 어린이집에도 몇 번의 위기상황이 있었다. 직간접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자가 되어 코로나 검사를 받는 부모님들이 있었고, 아이들은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어린이집 등원이 금지가 되었다. 9개월의 시간이 참 빠르면서도 하루하루가 더디게 흐르고 긴장과 두려움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큰 위험 없이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음에 감사한다.

최근 95%의 유효성을 가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3상까지 실험을 마쳤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보도되고 있다. 기나긴 코로나19 시대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 가보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보육교사로서 감염병 예방 수칙 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에 약간의 자부심도 있다. 무엇보다도 마스크 쓰기도, 손 씻기도 쉽지 않은 우리 친구들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멈추지 않고 느리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듬뿍 담아 고백해본다.

“얘들아 사랑해~^^ 우리 마스크 잘 쓰고 깨끗하게 손 씻고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지내보자. 많이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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