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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여자
직장맘고충상담소 조회수:620 221.159.153.17
2016-04-29 17:46:23

 

도전하는 여자

 

조여사 (사람이 좋은 5년차 직장맘)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얼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매번 둘 사이에서 난 갈팡질팡 한다.

특히, 1월 4월 7월 10월은 더 깊이 고민하고 심지어는 괴로워지기까지도 한다.

이유는 문화센터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는 000문화센터 데스크 직원으로 입사 5년차이다.

문화센터 직업 특성상 계절과 트렌드에 민감하여 새로운 아이템으로 강좌를 섭외하고 더불어 회원접수라는 성과까지 만들어 내야한다. 나의 적성으로는 서비스업이 맞지만 대세를 맞춰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매번 좋아하는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이번 4월은 이직이라는 유혹도 함께 찾아왔다.

교대근무에 지쳐가고, 육체적인 노동에 지쳐가고 있을 때 단순노동의 병원 전화 교환직!

눈에 확~ 들어왔다. 내 눈은 멀었고 가슴은 뛰었다.

 

혹여나 합격한다면 나는 어찌해야하나?

5년 동안 근무한 익숙한 곳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 가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야하나?

더욱이 급여가 별 차이가 나지 않으니 고민이 되었다.

직무내용 또한 교환직이라 단순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면접장문을 연 순간 느껴졌다.

 

면접장의 기운이 충격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하고 있었다.

몇 번이고 문 입구 표지판을 다시 확인했지만‘면접장’이라고 아주 크게 표지판이 붙여있었다.

기운이 살벌한 이곳은 면접장소가 정확했다.

갑자기 생각이 복잡해졌다. 포기하고 집에 가야하나? 그냥 도전해볼까?

그러다 직원분이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면접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하나같이 검은 색 정장차림으로 스커트 정장을 갖춘 젊은이들이 긴장하면서 앉아있었다.

반면 나는 면접을 너무 쉽게 생각한 탓인지 평상시 좋아하는 파란색 힐과 스키니 진, 횐색자켓을 입고갔다. 난감한 퍠션이었다.

나의 옷차림 때문에 창피하고 뒤통수가 따가웠다.

엎친대 덮친격으로 오랜만에 면접장의 스릴을 경험하니 얼굴은 뜨거워졌고 입술은 바짝바짝 말라갔다.

대기실에서 젊은이들이 자기소개를 준비하며 중얼거리는 모습에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있었다.

아! 현실의 벽은 정말 높구나!

한편으로는 ‘40대인 나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면접관 앞에서는 최대한 자신 있게 보이려했으나 차례차례 자기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난 또 좌절을 맛보았다.

하나같이 모두 탄탄한 콜센터 경력근무, 병원근무경력과 더불어 간호조무사 자격증은 기본 사항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면접관은 나에게

“병원 근무 경력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라는 말이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이었다. 정말 쥐 멍이라도 파서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면접 보는 30분 내내 ‘여태 조여사 뭐하고 살았냐?’라는 말만 계속 중얼거리게 되었고 면접관의 질문 내용은 내 귀에 들리지 않았다.

병원 전화 교환직이 급여가 많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계약직에다 토요근무까지 있는 조건이었다.

지방에 이렇게 일자리가 없다는 것에 놀랐고 누군가에게 돈을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것이 그냥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 미리 준비해놓은 자만이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을 실패하면서 나는 지금 현재의 직장에 더욱 애착심이 생겼고 아침에 눈떠서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미취업 상태에서 구직을 했을 때 실패했다면 나의 상실감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끔직하다.

이직이라는 도전장을 내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도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적은 임금을 받을까?”

“회원 모집이 안 되는데 나보고 어쩌라고”라면서 불만이 가득 차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나는

“이런 일을 내가 하고 있다니 조여사 대단해”

“밖에 나가면 춥다. 조여사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라”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 대세 드라마에도 나오는 대사 중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라는 말이 좋다

하지만 나에게 한 가지 숙제가 더 남아있다. 바~~~로 자격증 공부!!

“조여사!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보면 어때?”

I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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