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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떠난 육아여행
직장맘고충상담소 조회수:639 221.159.153.17
2016-04-29 17:46:54

 

여행의 발견

- 여행육아를 떠나다 -

홍 차(4살된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


4년전 이 맘때 처음으로 홀로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군산공항에 앉아 승차표를 만지작거리며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느꼈던 감정이 생생하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여행의 모든 순간을 즐기려 했다. 3박 4일 동안 두발로 걸어 다닌 제주는 완벽했다. 맑은 날씨, 에메랄드 빛 바다, 흰 모래사장, 신비한 비자숲의 바람소리, 자유로운 아침의 여유, 느긋한 오후, 올레꾼들과의 이야기... 가족여행지로 제주도를 선정한 건 순전히 그때 그 그리움 때문이다.

여행 가기 두 달 전부터 일사천리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할인하는 항공권을 끊고, 숙소와 렌터카를 예약하고 맛집과 아이와 가볼만한 곳을 블로그에 의존하여 정보를 수집했다. 작은 수첩에는 여러 곳의 숙소와 맛집 리스트로 빽빽하게 적혀가고 있을 때쯤... 나는 내가 만든 가족과 3박 4일 제주 여행을 떠났다. 제주로 떠난 가족여행은 지치고 피곤했다. 일상 육아에서 여행 육아를 한 것 같다. 아이들과 해외로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 부러워 가까운 곳으로 계획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여행 첫날부터 많은 노동을 한 것 같다. 내 여행 짐은 청바지 하나로 일주일을 버티는 스타일이지만.. 아이 옷은 달랐다. 평소 외출할 때도 여벌 옷을 준비하기 때문에 바지 2벌을 가져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얇은 잠바를 가져가야 할지 두꺼운 잠바를 가져가야 할지 이 작은 고민들로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했다. 짐 정리 후 여행을 끝내고 집에 와서 손하나 까딱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여유시간을 이용해 청소를 했다. 3시 10분 비행기라 시간이 많다 보니 평소 미뤄두었던 세탁실 청소까지 했다.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하고 집을 나섰다. 제주에 가서도 평소에 아침식사를 간단히 먹고 아점으로 여행경비를 줄일 계획으로 누룽지, 죽 등을 사 아침 조식을 리조트에서 또는 호텔에서 식사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시 먹고 치우고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내 여행은 육아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나는 집에 와서도 두 번에 세탁기 빨래와 두 번의 손빨래를 했다. 여행 후 편안하게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내 계획은 망했다. 그렇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평소보다 많은 노동을 했고 육아와 살림의 연장선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혼자 떠났을 때 느낀 여행의 만족감이 가족과 함께 간 여행에서는 ‘이건 여행이 아니야’라는 생각을 들게했다. 4년 동안 내 삶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내 모습을 여행을 통해 직면하고 보니 나는 엄마가 되어 있었다. 늘 친정엄마에게 했던 잔소리 ‘우리 편하게 사먹자’‘왜 여기까지 이걸 가지고와’‘좀 쉬여’ 그 말들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그리고 가슴에 와 꽂힌다. 아이를 낳아야 철이 든다더니 나는 이제야 조금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두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여행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 여행육아보다 일상육아에 좀더 관심과 에너지를 쏟기로 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엄마와의 즐거운 여행을 만드는 방법을 조금 안 것 같다. 내년에는 이번 지친여행을 교훈삼아 엄마가 편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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