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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아닌 실망스러운 임금
직장맘고충상담소 조회수:1250 221.159.153.17
2016-07-28 14:53:20

 

최저임금이 아닌 실망스러운 임금

 

조여사

 

아침 출근길 가로수 길에 걸린 현수막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보장하라!

와~ 정말 시급 1만원을 받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과 함께 좋아서 헛웃음도 나왔다.

그래도 시급 8천원은 되겠지!

시급으로 일하는 나로서는 한 해의 시급 책정이 내 월급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이다.

 

그러고 몇 달 후...

하루일과를 마치고 종종 집에서 누리는 힐링 즉 맥주타임~

신랑과 나는 맥주를 마시고 딸래미는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덜컥 겁도난다. 열심히 공부하는데 뒷바라지를 못해주면 어쩌나....

 

나는 조심스럽게 신랑에게 말했다.

지금 월급으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현재 직장은 근무 연수가 늘어나는 경력직 대우를 하지 않고 신입사원과 똑같은 시급을 받고 있어 허탈한 기분까지도 든다. 그래서 연봉제로 일하는 직장을 하루라도 빨리 알라보겠다고 했다.

그러자 신랑이

"조여사~ 시급 1만원 시대는 곧 올 테니 조금만 참으소."

"진짜? 그게 가능한 일이야?" "나 그럼 월급이 얼마인줄 알아?"ㅎㅎ

기쁜 마음으로 그날은 조금 과하게 술을 마셔 과음까지 했다

 

하지만, 내 꿈은 얼마 안가서 산산조각이 났다.

2017년도 시급이 6,470원으로 확정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겨우 440원 올랐다.

월급으로 따지면 7만 원 정도 오르는 셈이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데 겨우 440원이라니

그럼 그렇지!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시급 1만원을 주겠어?

 

시급이 기대치와는 거리가 먼 금액으로 확정되어 실망스러웠다.

이일을 계기로 시급 1만원을 보장해 주어야하는 이유를 내 생활에 비추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3인 가족! 맞벌이? 가정이다. 신랑은 운수업으로 수입이 조금씩 들쑥날쑥하다. 나는 시급으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딸!

 

나는 우리 가정은 맞벌이가정이라는 개념보다는 1.2벌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맞벌이라고 함은 신랑이 번 돈으로 생활을 하고 배우자가 번 돈은 저축을 해야 맞벌이고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맞벌이보다는 1.2벌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에는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공부욕심이 생겨 여러 가지를 할려고 노력해서 초등학교 때에 비해 사교육비가 10만 원 정도 더 들어간다. 또한 집을 무리하게 이사해서 인지 부채가 늘어 신랑의 수입은 고스란히 공과금, 대출비, 학원비로 납부하고 나의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매달 흔히 말하는 마이너스 생활의 연속이다. 올해부터는 이상하게도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서 인지 생활비를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노후가 겁도 난다. 아마도 내 나이 40대가되어서 인줄도 모른다.

2016년 시급 6,030원으로 적용된 나의 월급은 120여만 원~

장보기를 하러 마트에 가면 조금만 담아도 5만원이 훌쩍 넘는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장을 봐야 하는데 아무리 아껴도 빠듯하다. 외식도 거의 줄였다.

치솟는 물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급 임금... 쪼개고 쪼개도 힘든 현실.

하지만 시급 1만원인 시대가 된다면 적어도 한 달 월급에서 60~70만 원 정도가 플러스가 된다. 그러면 마음의 여유, 통장의 여유보다는 생활비를 쓰면서 겁난다는 생각도 안들고 당당하게 맞벌이 가정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듯하다.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생각만 하기에는 무기력해서 3년 전부터 친정집 근처에 땅을 빌려 묘목농사를 짓는다. 묘목의 종류로는 회양목, 라일락, 철쭉, 개나리... 등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엔 하루가 다르게 풀이 무성하게 자라난다. 그래서 항상 일손이 부족하다.

 

묘목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의 대학 진학비 마련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졸업을 할 수 있고 졸업 후에는 일자리가 부족하여 취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청년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이 흔하다. 신랑이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일이 바로 학자금 때문에 딸래미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자금 지원이 되는 대기업도 아니고 평범한 서민층은 자녀학비가 가장 고민거리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투잡이다. 그것도 농사일..

휴일을 반납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일은 고단하고 자기와의 싸움의 시간인 듯하다.

올해에는 나도 휴일 때마다 일손을 도와준다. 호미질에 손에 물집이 생기고 허벅지의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 때면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원이 보장된다면 농사는 짓지 말자"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2017년 시급 6,470원으로 확정 되었기에 내년에도 묘목농사는 주~욱 이어지겠지...

 

 

 

 

 

2016.07.23 늦은 저녁

내년 시급확정에 상처받은 조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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