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기자단

게시글 검색
‘거꾸로 읽는 동화’ 고정관념을 깨우다.
직장맘고충상담소 조회수:1326 221.159.153.17
2016-11-17 14:28:09

‘거꾸로 읽는 동화’ 고정관념을 깨우다.

<흑설공주 이야기1을 읽고...>

 홍차

 

“공주처럼 한쪽머리만 묶어줘”

짧은 커트머리를 한 딸아이가 공주의 존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공주처럼 머리를 묶어달라고 말한다.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머리 스타일은 손바닥으로 짧은 머리를 비비면 부스스한 머리모양이 생기는데 그 모습을 좋아한다. “공주처럼은 양쪽으로 묶고, 삔도 하나 찌를까?”라고 묻자 “아니야. 한쪽머리만 묶을 거야”하더니 반대 쪽 머리를 헝클인다. 아이가 생각하는 공주란 부스스한 머리에 한쪽머리만 묶은 모습이다.

그런데 공주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엄마로써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공주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온갖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공주들이 떠올랐는데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내 스스로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공주는 동화속이나 만화 속에서 나오는 환상의 존재다. 기존 동화 속 공주들은 왕자와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다. 그리고 못생긴 여자는 예쁜 여자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악한 계모는 악한 딸이 있고, 모든 새엄마는 나쁘다. 예쁘고 착한 여자만이 능력 있고 잘생긴 왕자를 만나 행복해질 수 있다 라는 편견과 남성주의적 가치관이 지배적인 동화책들이 많다.

 

1970년대부터 서구문화계는 거꾸로 읽는 동화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와 남성의존주의에 물든 여주인공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가령 미국의 여성학자 바버라 워커의 ‘흑설공주이야기’(원제 Feminist fairy tales)에서는 14편에 기존 동화를 180도 비틀어 버렸다.

‘미녀와 야수’는 ‘못난이와 야수’로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막내 인어공주’로 다시 쓰여 왕자와 결혼에 성공하여 세상에서 수영을 제일 잘하는 딸을 낳고 새드엔딩에서 피엔딩으로 바뀐다. 사랑과 인생은 왕(아버지-남자)이 아니라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원작 ‘신데렐라’는 ‘신데 헬’이 되어 여신을 숭배한 세상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그러다 칼로 무장한 남자들로 인해 평화는 깨지게 된다.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 신데헬은 우리가 원작에서 알고 있듯 새언니와 새엄마를 얻게 된다. 무도회에 초대받지 못한 신데 헬은 요정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의 월경혈(가부장제 이전의 시대에는 월경혈은 모든 생명의 근원,혈연의기초,영적인힘과 만나는 매개체로 여김)을 마법으로 사용하여 호박마차를 만들어 왕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여신들이 지배했던 평화의 세계와 월경혈의 마법을 통해 여성으로써 특별한 의미를 만들었다. 이렇게 거꾸로 읽는 동화를 통해 동화 속 공주들은 여성으로서 자부심을 높인다.

 

2008년 한국에서도 아동 문학 작가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동화를 풀어냈다. 바버라 워커의 흑설공주이야기의 영향을 받아 ‘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를 냈다.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비틀어 쓴 ‘팥쥐랑 콩쥐랑’을 통해 계모는 악독하고 계모의 딸도 그렇다는 이야기를 남자들에게 대항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바꾸었다. 콩쥐팥쥐 두 자매는 가부장제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능력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선녀와 나무꾼’은 ‘나무꾼과 선녀’로 각색되어 남자 주인공을 통해 차별, 차이, 폭력,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남성은 여성과 함께 삶을 살아갈 수 없고, 여성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음을 그렸다.

 

개인적으로 두 도서 중 바버라 워커의 ‘흑설공주이야기’를 추천하고 싶다. 페미니즘의 상징과 메시지가 더 잘 녹여있다. 여성들이 외모를 무기 삼아 왕자님과의 결혼을 꿈꾸지 않고 재기 발랄하고 긍정적이며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멋진 여성들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여러 가능성들을 꿈꾸는 것이 동화가 주는 진짜 메시지다.

 

이 세상 많은 딸들이 인생의 진정한 주인으로써 살아가는 방법을 ‘거꾸로 읽는 동화’를 통해 전달되었으면 한다.

 

댓글[0]

열기 닫기